미국과 이란의 2주간 전쟁 중단 합의 이후, 달러화가 가지고 있던 안전한 자산으로서의 가치가 빠르게 사라지고 있습니다.
월스트리트의 주요 금융기관들은 이제 달러 가치 하락을 예상하며 투자 전략을 바꾸고 있습니다.
도이체방크와 웰스파고 같은 대형 은행들은 전쟁 중 달러를 높게 유지시켰던 안전자산 효과가 끝났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들은 고객들에게 달러를 파는 전략을 공식적으로 추천하기 시작했습니다.
글로벌 금융기관 스테이트스트리트의 조사에 따르면, 투자자들이 달러 가치 하락에 대비하는 비율이 63%까지 급증했다고 합니다. 이는 최근 2년 중 가장 높은 수치입니다.
달러 지수의 움직임
블룸버그가 추적하는 달러 지수는 3월 전쟁 발발 때 급등했지만, 휴전 합의 이후 약 1.4% 떨어졌습니다. 반대로 스칸디나비아, 뉴질랜드, 호주 화폐들은 같은 기간 3% 정도 올랐고, 미국 주식시장도 역대 최고치를 회복했습니다.
구조적 약세 요인에 다시 주목
안전자산으로서의 매력이 사라지면서, 투자자들은 작년에 달러를 8% 끌어내렸던 근본적인 약세 원인들에 다시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작년 달러 하락폭은 2017년 이후 가장 컸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가 펀드 운용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달러 매도가 올해 두 번째로 인기 있는 투자 전략으로 나타났습니다. 투자자들은 이란 전쟁을 달러 흐름의 완전한 변화가 아닌, 일시적인 방해물로 보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도이체방크는 유로화가 현재 1.18달러 수준에서 1.20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며 달러 매도를 권장했습니다. 웰스파고는 스웨덴 화폐를 사고 달러를 파는 전략을 제시했습니다.
연방준비제도 독립성 논란
달러 약세 전망에 힘을 더하는 또 다른 요소는 미국 중앙은행의 독립성 문제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현 중앙은행 의장에게 물러나지 않으면 해임하겠다고 위협하면서 불확실성이 커졌습니다. 이 경우 정식 절차가 끝나기 전에 트럼프와 가까운 인물이 임시로 의장직을 맡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런던의 한 증권사 분석가는 이런 상황이 작년 달러를 크게 눌렀던 ‘달러 가치 하락 우려’로 다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불안정한 휴전이 변수
하지만 달러 약세 예상에 제동을 거는 요인들도 존재합니다.
파키스탄이 곧 만료되는 휴전 연장을 위해 중재에 나섰지만 상황은 여전히 불안합니다. 호르무즈 해협의 이중 봉쇄가 계속되면서 석유 가격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씨티그룹 분석가들은 계속 높은 원자재 가격이 위험 자산의 상승을 제한하고 달러를 지지할 것이라며, 달러 강세 포지션이 리스크 대비 수익 면에서 유리하다고 평가했습니다.
핵심은 휴전의 지속 가능성
시장 전문가들은 양측 협상이 실패하면 석유 가격 재급등과 함께 달러가 다시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합니다. 반대로 전쟁이 공식 종료되면 달러 약세 구조가 본격화되면서 글로벌 자금이 미국 이외 자산으로 더 빠르게 이동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